가출 청소년의 개념

가출 청소년의 개념은 나라마다, 학자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하지만 가장 많이 사용하는 개념은 로버트가 정의한 것으로 우리나라의 경우도 이 정의를 사용하고 있다. 즉 가출 청소년을 ‘부모 또는 보호자의 동의 없이 24시간 이상 집에 들어오지 않는 경우’로 정의하고 있다. 청소년 가출에 대한 이러한 개념 정의는 ‘집에서 나왔다’라는 청소년의 행위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청소년 가출에 대한 개입의 목표를 자연스럽게 ‘가정 복귀’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는 정책적 함의를 지니게 된다. 물론 사춘기의 발달 특성상 자아 정체성의 혼란이나 부모와의 갈등 등의 이유로 일시적인 가출을 했지만 보호자도 적극적으로 찾고 당사자 역시 가정과 학교 등 자신이 소속되어야 할 곳으로 결국에는 돌아가고자 하는 청소년들에게는 이 개념 규정이 여전히 설득력이 높고 실천 현장에서도 이러한 청소년들이 가정과 학교로 복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돕고 있다.

그러나 이 개념 규정은 가족 해체와 신체 학대, 정서 학대, 성 학대, 방임 등의 아동 학대 피해로 인하여 돌아갈 곳이 없거나 시설 중도 퇴소 청소년들의 상황을 설명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청소년들을 가정 복귀 시키는 경우 오히려 반복 가출이 발생했고, 집으로 돌려보내는 동적인 지원 체계를 기피하는 현상까지 발생하게 되었다. 심각한 학대 상황을 피해 생존을 위해 가정 밖으로 뛰쳐나온 청소년들을 오히려 다시 귀가시키는 공적 지원 체계를 불신하게 되면서 이들 청소년들 중에는 비합법적인 활동을 통해 생존을 해결하며 거리 청소년화 되어가기도 했다.

여성가족부에서 조사한 실태에 따르면, 최근 1년 가출 경험 청소년의 6.7%가 1개월 이상 가출하였으며, 7.7%가 5회 이상 가출하여 실제 가정에서 생활하지 못하는 청소년의 수가 상당함을 보여준다. 이들의 전체 규모를 추정해 보면, 2017년 교육통계연보의 전국 초,중,고등학생 현황을 기준으로 7,500명~8,600명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수치는 줄어들고 있지 않다. 산림청소년쉼터 20주년 자료집을 살펴보면 1998년 쉼터이용 청소년 가운데 가정 복귀 청소년의 비율은 67%였으나 점차 낮아져 2017년에는 39.4%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해체와 아동 학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는 무조건적 가정복귀 개입보다는 청소년 중심의 대안 모색으로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이러한 가출청소년의 특성 변화와 다양성을 인식하여 정부에서는 제6차 청소년정책기본계획을 수립하였고, 이 계획에서 여성가족부는 가출 행위 자체보다는 보호자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가정 밖 청소년’의 상황에 주목하고 ‘가정 밖’ 상황에 맞춘 지원과 보호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미국의 경우 1980년대에 들어오면서 많은 가출 청소년이 실제로는 돌아갈 집이 없는 청소년이라는 사실에 대한 인식의 증대와 우려로 인하여 1974년에 제정된 ‘가출청소년법’을 1984년에 ‘미아, 가출 청소년 및 노숙 청소년법’으로 개정하였다. 다시 말해서 이전의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청소년’과 이 개념만으로는 더 이상 설명할 수 없는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청소년’을 구분하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만든 것이다.

한편 가출 청소년의 유형화는 이들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유형별로 필요한 서비스 지원이 가능하다는 면에서 유용하다. 초기에는 가출 청소년의 탈출형 가출과 추구형 가출 등 2~3개 범주로 유형화하였다. 이후 많은 연구자들이 가출 청소년을 다양한 형태로 분류하였고 이러한 연구들은 청소년기 가출의 원인과 특성 및 서비스 개발에 큰 기여를 하였다.

가출청소년은 가족 갈등 중심의 가출인 갈등형과 빈곤, 학대 등의 이유로 가출하는 생존형으로 나뉜다. 갈등형은 중산층 가정의 가출을 설명하는 데 타당하며 장기 가출까지 이어지는 것은 생존형 가출이다. 갈등형 가출의 경우 가출 청소년 지원 기관의 단기 개입과 가족 자체의 부담을 통한 사적 의료기관의 이용을 통해 해결할 수 있으며, 생존형 가출의 경우 다양한 다학제간 개입과 더불어 장기적인 사례관리를 통해 자립과 발달의 지원을 필요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