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인 ‘고령친화도시’ 도입…이제는 “노인이 살기 좋은 도시”도 인증받는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가 ‘노인이 살기 좋은 도시’를 정부가 직접 인증하는 제도를 도입합니다.

지금까지 지자체마다 제각각 사용하던 ‘고령친화’ 간판을 앞으로는 중앙정부의 기준과 심사를 통과해야만 내걸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노인복지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을 마련하고 11월 20일부터 입법예고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해당 법은 2026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으며, 이번 시행령은 그 세부 기준을 구체화한 것입니다.




‘고령친화도시’, 요양시설만 많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정부가 정의한 ‘고령친화도시’는 단순히 노인 관련 예산을 늘리거나 요양병원·요양시설을 많이 짓는 도시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개정안에 따르면 고령친화도시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소를 갖춰야 합니다.

  • 노인의 능동적 사회 참여 보장
  •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활동 기회 마련
  • 돌봄 서비스 확충
  • 도시 전반의 안전 보장
  • 건강 증진과 활기 있는 노후 생활 지원

즉 노인을 ‘보호받아야 할 대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한 구성원으로서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 구조와 환경이 필수라는 의미입니다.

집 안에만 머무는 노인이 아니라, 거리로 나와 걷고, 모임에 참여하고, 자신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도시만이 ‘고령친화도시’로 인정받게 됩니다.


5년 유효기간·재지정 심사…간판만 걸어두는 도시 막는다

고령친화도시 지정 절차는 비교적 엄격하게 설계되었습니다.

지정을 희망하는 시장·군수·구청장은 고령친화도시 조성 계획과 기준 충족 사항을 구체적으로 작성해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합니다. 복지부는 이를 검토해 기준을 충족하고 실제 수행 능력이 확인된 지자체만을 고령친화도시로 지정합니다.

특히 ‘5년 유효기간제’가 도입된 것이 눈에 띕니다.

지정 후 5년이 지나면 반드시 재심사를 받아야 하며 단순히 최초 지정 당시의 계획만으로는 자격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이는 지자체가 초기에만 보여주기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이후 관리·투자를 소홀히 하는 일을 막기 위한 장치입니다.

고령친화도시 간판을 계속 달고 있기 위해서는 5년 내내 실제 정책과 예산, 인프라를 꾸준히 개선·유지해야 하는 구조로 바뀌게 됩니다.

정부는 인증 도시를 대상으로 복지부 홈페이지 등을 통한 지정 사실 홍보, 고령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교육·자문·협력체계 지원 등 행정적·기술적 지원도 제공할 계획입니다.


거짓 지정·이행 소홀 시 즉시 취소…사후관리도 ‘깐깐하게’

정책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지정 취소 기준도 함께 마련됩니다.

개정안에 따르면,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지정을 받은 사실이 드러날 경우 지정은 즉시 취소되며, 정당한 사유 없이 당초 제출했던 고령친화도시 조성 계획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도 지정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말로만 ‘고령친화’를 외치고 실제로는 예산과 실행은 미루는 이른바 ‘공수표 행정’에 대해 분명한 경고를 준 셈입니다.

지정이 취소되면 복지부는 해당 지자체장에게 취소 사실을 통보하고, 국민이 알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취소 내역을 공개하게 됩니다. 이는 지자체 스스로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장치로도 작용할 전망입니다.


초고령사회, 도시의 ‘새 표준’을 세우는 첫걸음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단순히 도시를 ‘인증’하는 제도가 아니라, 초고령사회에 필요한 도시의 최소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노인의 이동권과 안전, 사회적 참여, 돌봄과 건강 서비스, 무장애 환경과 공동체 인프라 등 도시 전 영역에서 노인이 살기 편하면, 다른 세대에게도 안전하고 편한 도시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입법예고는 2025년 12월 29일까지 진행되며, 이후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입니다.


📌출처: 연합뉴스



간판만 그럴듯한 ‘무늬만 고령친화’는 이제 통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언젠가 우리 자신도 그 도시의 노인이 된다는 점을 떠올리면, 이 제도가 형식이 아니라 진짜 변화를 이끄는 기준으로 자리 잡기를 바라게 됩니다.